연말에는 풍백님과 함께 '딱 1년만 계획적으로 살아보기' 위해서 내가 원하는 삶의 모습은 뭔지를 먼저 고민해 보았다.
그게 있어야 세울 계획이라는 것도 생기는 것이니까.
20년 째 책 많이 읽기, 글 많이 쓰기, 운동 열심히 하기를 새해 계획으로 잡고 있는데 도대체 그게 왜 매년 나의 새해 계획이 되는 것인가, 내가 원하는 삶을 써보면서 내 스스로를 설득하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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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1년만 계획적으로 살아보기-계획편
나 원래 돈인플 강의 들으면서 할 거 다 정해가지구 이번 다이어리 강의 들으면서는 정해놓은 거 흐지부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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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 쓰기 강의도 듣고 한 달간 다이어리 쓰기 인증을 하는 단톡방에 참여도 해보았지만 책은 또 어떤 내용이 더 담겼을지 궁금해서 이번에도 내돈내산.
책은 크게 세 가지 파트로 나누어져 있다.
처음은 저자의 개인적인 경험이야기다.
준비물이라도 자기 손으로 마련해야했기에 야자시간에 담을 넘어 전단지를 뿌려야 했던 형편이었다, 그러다보니 공부할 시간이 부족했고 자연스레 시간을 타이트하게 관리해야 했다. 문제지에 챕터별로 날짜를 써놓았던 그녀의 과거 이야기를 들으면서 교사 부모님 아래 딱 공부만 하면서 지낸 내 평탄한 삶을 돌아보았다. 그녀가 대학 다니면서 주식광풍을 계속 지켜보고 직장인이 되어서도 부모님의 빚을 갚으며 부동산과 각종 재테크의 흐름을 파악하고 있을 때 나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 심지어 집을 사놓고도 대출 갚을 생각만 했지 집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을 못했다.
그런 어려움 속에 무너져버린 사람도 많겠지만 그런 경험 속에서도 다이어리에 할 일과 한 일을 기록하며 하루하루 작은 만족감을 안고 잠들었던 경험이, 마침내 남과 비교하는 삶이 아니라 나에게 딱 맞는 목표와 만났다. 거기에 회사에서의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경험이 더해져 맺은 결실이 부동산 투자로 얻은 자산이고 세 권의 책 출간으로 이어졌다.
그러니 세상에 의미 없는 시간은 없다.
두 번째 파트는 다이어리를 쓰기 습관을 경제적 목표 달성에 활용한 경험이고
세 번째 파트는 책 출간으로 이어진 프로젝트 수행에 활용한 경험으로 이루어져있다.
이렇게 얘기하면 책 내용이 계속 치열하게 노력하는 하루하루로 이루어지고 더 많은 것을 얻으려고 애를 쓰는 과정으로 채워져 있을 것 같은데 반전이 있다.
내가 진짜 원하던 목표는 '평범한 인생'이다. 앞으로는 남들이 뭐라든 그것만 보며 살겠다.
자산 30억을 만들고 100억을 만든 이야기, 혹은 그것을 만들기 위해 지금을 불태우라는 얘기가 아니다.
45세에 은퇴해서 연금이 나오는 60세전까지 월 200만원만 나오면 돼. 그걸 어떻게 만들어야 하지?가 출발이었다.
대학에 들어가서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부터 남들이 정해놓은 그럴듯한 목표를 내 목표인양 착각하고 그 목표를 향해 달리느라 좌충우돌 부딪치고 깨지면서 얻은 깨달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소박한 목표인 것 같지만 계획을 세우고 꾸준히 실천한 끝에 얻어낸 100% 조기달성은 의미가 있다.
창업과 주식과 부동산은 계속 시도해야 한다는 마인드로 시장을 계속 보고 있기 때문에, 이미 아무 것도 없는 것에서 이루어낸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이루기 위해 무리하지 않고도 매일매일 해야할 일들만 하면 반드시 1년에 한 가지는 이루어냈던 마법의 루틴이 있기 때문에.
작은 책이지만, 저자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페이지가 훌훌 잘 넘어가지만, 읽다보면 계속 멈춰서 나를 돌아보게 될 것이다. 그렇게 읽어야 의미가 있는 책이기도 하고.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를 들여다보고 그것을 수치로 구체화해보고 다시 그것을 점점 작은 단위의 목표로 잘라보는 작업을 하면서 읽어야 나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된다.
두번째 파트인 경제적 목표 달성 파트도 간략하게 쓰여있지만 시작할 때는 불가능하게 보였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경매와 상가투자를 공부하기로 정하고 그것을 실천하기 위한 예산과 시간을 정해야 한다는 포인트를 얻을 수 있다. 그렇게 공부한 뒤 물건을 고르고 시장을 읽는 인사이트도 짧지만 인상적이었다.
나에게 지금 이 책을 옆에 두고 하나하나 대입해보아야 할 부분은 세번째 파트이다.
막연한 글쓰기에서 전략적 책쓰기로 나아가는 부분에 지금 내게 필요한 실질적인 조언이 깨알같이 기술되어 있었다. 그 부분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한 실천은 앞으로 나에게 남겨진 과제이다.
그건 그런데 이 책은 계획적인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담은 실용서일 수도 있고 힐링 에세이로 읽을 수도 있는 아무튼 희한한 책이다.
딱 1년만 계획적으로 살아보라는 책인데 왜 읽다보면 힐링이 되지?
세상이 너에게 갖다대는 잣대에 휩쓸리지 마.
그거 누가 정했는데?
니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뭔지부터 생각해 봐.
그 결론이 나오면 숫자로 만들어봐.
쪼갤 수 있게.
거기까지 하면 매일매일 할 일도 나오거든.
그러면 그거 매일 하면서 그것만 해놓고 맘 편히 살아.
근데 그거 아니?
그러다보면 니가 원하는 목표에 한 걸음 다가가 있을 거야.
라고 말하는 책이다.
나는 '경험에 돈을 써야 한다'기보다 '목표에 돈을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거창한 것이 아니다. 좋은 아빠, 좋은 남편이 되는 게 인생 목표라면 정해진 용돈 내에서 술값을 줄여 가족과의 외식을 선택하는 것이다. '내 건물에서 커피 마시기'가 목표라면 사교육비를 조금 줄여 종잣돈부터 모으고, 투자를 공부하기 위한 예산을 책정해야 한다.
예전에는 투자란 무협소설처럼 스펙터클한 사건일 줄 알았는데 실제로 시도해보니 작은 일을 꾸준히 지속하는 일상이었다. 다만 결과가 나오느냐 안 나오느냐는 상황이나 운에 달린 것이고 내가 할 수 있는 건 꾸준한 시도와 공부를 통해 다가온 운을 못 잡는 일만은 없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확히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생각이다. 그래서 돈은 없지만 계속 주식과 부동산을 공부한다.
주식도 눈여겨 본 주식을 계속 트래킹하다보니 떨어지면 사도 되겠다는 판단이 들고 부동산도 아는 물건이 늘어나고 가격을 트래킹하고 있으면 기회가 왔을 때 망설이다 놓치는 일은 없을 것 같아서.
풍백님과 함께한 다이어리 프로젝트에서 나름의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에 다가가기 위한 실천방안으로 올해 공모주 투자를 시작해 보겠다고 위에 링크한 글에 썼는데 있는 돈 없는 돈 다 긁어모아 청약 증거금으로 처음 이체할 때의 두려움이 아직도 기억난다.
그런데 이것도 두어달 해보니 어느 정도 익숙해진다.
어떤 회사에는 마이나스 통장을 다 써서 풀청약을 할지 어떤 경우에는 균등 배정만 시도할지 대충 감도 오고.
공모주 상장되는 날에는 아침부터 신경을 쓰게 되는데 처음엔 최고가 매도를 해야해!라며 얻지 못한 작은 이익에도 속쓰려했지만 요즘은 '그래 이 정도면 되었다.'고 자주 말해준다. 내가 들을 수 있게.
안 했으면 0원인데 해서 치킨이라도 하나 사 먹을 수 있으니 되었다.라고.
SK 바이오사이언스 매도하고 남은 수익으로 마이나스 대출 상환하고 그 중 일부로 아이가 몇 번이고 말하던 초밥을 포장해와서 먹었다.
소소한 즐거움도 놓치지 않을 거예요.
이렇게 딱 1년씩만 계획적으로 살면 되는 거잖아요.
플라톤이 말하는 행복의 다섯가지 조건
1 먹고 입고 살고 싶은 수준에서 조금 부족한 재산
2 모든 사람이 칭찬하기에는 조금 부족한 외모
3 자신이 생각하는 것에서 절반만 인정받는 명예
4 남과 겨루어 한 사람은 이기고 두 사람에게 지는 체력
5 연설했을 때 청중의 절반에게만 박수를 받는 말솜씨
아 놔, 다 갖췄어.
나는 행복하지 않을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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